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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17 신년특집]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평창 키드' 여자컬링 도전…
작 성 자 대한컬링경기연맹
등 록 일 2017-01-06 08: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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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생 소녀 넷… "수능 치고 평창金 쓸어볼게요"

[2017 신년특집]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평창 키드' 여자컬링 도전… 송현고 B팀 김민지·김혜린·양태이·김수진 양

- 대표선발전서 준우승한 실력파

실업 최고레벨팀도 줄줄이 꺾어

"상대 언니들 눈치도 좀 보지만 경기중 몰래 속삭여요, 쫄지마"

- "포켓볼 치며 공의 각도 연구하죠"

2월 주니어선수권이 첫 시험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졸업을 앞둔 여고생들이 금메달에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종목은 요즘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한국 컬링, 주인공은 새해 18세가 된 동갑내기 김민지(스킵), 김혜린(서드), 양태이(세컨), 김수진(리드) 4명으로 구성된 경기도 의정부시 송현고 B팀이다. 네 명 모두 1999년생 토끼띠로, 내년 평창올림픽 때는 졸업식을 앞둔 19세 '고 3'이 된다.

"그게 가능해?"라고 묻는 팬들이 있다면 이들의 실력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이들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였던 실업팀 경기도청에 지난해 3전 전승을 거뒀다. 국내 최강이자 세계 랭킹 13위인 경북체육회와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두 번 겨뤄 1승1패를 올렸다. 비록 결승에서 4대8로 졌지만, 이 토끼띠 4인방은 지금 국가대표 상비군 신분이 됐다. 성인팀 최고 레벨의 선수들을 줄줄이 꺾고 준우승한 여고생들의 반란은 한국 동계스포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수한 선수를 개별적으로 뽑아 팀을 구성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팀워크가 중요한 컬링은 국내 최강팀이 그대로 대표팀이 된다. 대부분의 컬링 강국도 이런 시스템으로 대표를 선발한다. 송현고의 눈앞의 목표는 올해 3~5월로 예정된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다. 여기서 우승하면 평창 동계올림픽 때 이들이 한국을 대표하게 된다.

최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4명은 발랄하게 웃고 떠드는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양태이는 김연경 닮아서 '빙판의 센 언니'고요, 김수진은 손연재를 닮았다네요. 그래서 '컬링 요정'이에요. 깔깔깔." 사방에서 웃고 떠드는 통에 인터뷰가 쉽게 진행되지 않을 정도였다.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릴 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 친구들 진짜 컬링을 할 수 있는 거야"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여고생들은 수다스러웠다.

연습이 시작되자 이들은 순식간에 돌변했다. 하이톤 목소리와 웃음이 사라졌고, 눈빛이 매섭게 바뀌었다. 여학생들은 "빙판에선 웃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송현고팀의 힘은 당돌함과 발칙함이다. "다들 선배고 언니들이잖아요. 우린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해요. 지더라도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걸 다 쏟아붓고 나오려고 하죠." 언니들 눈치도 보인다고 한다. "이기고 나서 너무 좋아하면 눈치가 좀 보여요. 그래서 '나이스샷'이라고 못 외치고 이겨도 세리머니 안 하는 게 버릇이 됐어요." 그렇지만 승패는 또 다른 문제다. 스킵 김민지는 "그래도 이겨야죠. 언니들 몰래 저희끼리 '쫄지 마'라고 속삭여요"라고 했다.

동계스포츠계에서는 이들은 '평창 키드'라고 부른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유치 확정 이듬해인 2012년부터 컬링을 본격 시작했다. 4명 가운데 3명은 같은 중학교에서 컬링을 시작해 어느덧 5년째 한솥밥을 먹었다. 올림픽을 목표로 의기투합한 여학생들인 것이다. 남자 국가대표 출신 이승준 송현고 코치도 중학교 때부터 선수들을 지도했다. 코치의 작전타임이 단 한 번뿐인 컬링은 선수들의 단합과 소통이 어떤 종목보다 중요하다. 이 코치는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어느 성인팀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직 학생이라 방과 후에만 2시간 훈련한다. 다른 성인팀들이 하루 4시간을 훈련하는 데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부족한 훈련을 보충하기 위해 4명은 작은 모형 칠판에 자석을 올려두고 늘 전술을 연구한다. '공의 각도를 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포켓볼도 치러 다닌다.

오는 2월 강릉에서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리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송현고의 국제 경쟁력을 시험하는 무대다. 송현고는 지난해 12월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 주니어 한국 대표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덴마크)에선 3위를 했고, 각국 성인팀들이 참가한 지난 10월 허브인터내셔널크라운대회(캐나다)에선 세계선수권대회 2위를 했던 일본 성인팀을 꺾고 우승했다. 이는 세계 컬링계의 뉴스가 됐다.

'평창올림픽 나갈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소녀들은 처음엔 "저희가 아직 너무 어려서…"라며 수줍어했다. 메달 따면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날 수도 있다는 말에 여고생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저는 김수현이요!"(김민지) "저는 유아인이요!"(김수진) "그래요? 까짓것, 평창 한번 가 보죠!"(김혜린)

[임경업 기자]